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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노래 부르고 '볼하트'까지 '재계 퍼스트 레이디'로 떠오른 이부진

국내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소탈한 이미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리틀 이건희’라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부각됐지만 최근 상인들과 함께 격의 없이 노래를 부르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호텔신라 경영뿐 아니라 한국관광 활성화와 차세대 여성 인재 양성에도 발 벗고 나서는 등 ‘재계의 퍼스트 레이디’로 각광받고 있다.‘사랑으로’ 부르고, 여대생과 ‘볼하트’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이 최근 경영 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여대생, 외국인 관광객들과 두루 소통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열창하는 이부진’이 화제가 됐다. 이 사장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맛제주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그는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열창했다. 흔치 않은 재벌가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행사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등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노래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노래까지 잘 한다”, “선곡까지 품격이 느껴진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쏟아졌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는 호텔신라가 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지원하는 취지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 사장은 식당주에게 제주신라호텔 숙박권과 한우 선물세트, 순금 5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가의 장녀 바통'을 이어받으며 차세대 여성 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모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자리를 물려받아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사장에 오른 그는 바로 사비 10억원을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024 장학증서 수여식’에 등장한 그는 신규 장학생인 여대생들과 ‘볼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그는 개인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일일이 응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 두을장학재단은 2020년부터 매년 대학 1학년 여대생을 선발해 2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과 자기 계발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제적 사고와 능력을 갖춘 전문인,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윤리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장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두을장학재단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한국관광’ 확대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이어 3대 위원장으로 선택됐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2027년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위해 뛰고 있다. 올해 초 ‘2024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식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앞에 나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외활동을 늘어나면서 이재용 회장의 '부산 깡통시장 밈'처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 여전히 부담, 면세점 실적 관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호텔신라 지휘봉을 잡은 뒤 책임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삼성 총수일가 중 유일한 등기임원으로 호텔신라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삼성일가의 상속세는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 사장은 삼성SDS의 151만1584주 모두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 지분이 5.76%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지분도 0.89%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 지분이 전무한 것도 특징이다. 지분이 없기 때문에 삼성그룹으로부터 호텔신라의 계열 분리는 아직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호텔신라 사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공항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또 HDC와 손을 잡고 면세점 사업에 성공적으로 뛰어든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조56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1조4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이 사장의 부임 이후 큰 폭으로 뛴 셈이다. 면세 분야에서 중국 단체관광의 활성화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23년 영업이익이 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가 증가했다. 2019년 면세점의 호황 등으로 매출 5조7000억원을 기록했던 호텔신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레저 사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면세 부문도 완만한 회복 추세이기 때문에 중국 단체관광이 활성화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3 07:00
프로야구

[IS 포커스]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이번에도 불가능?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문이 열릴 수 있을까.스토브리그에 돌입한 KBO리그는 구단마다 외국인 선수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다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신규 영입만큼 이목이 쏠리는 건 재계약 대상자. 특히 A 구단 외국인 투수가 다년 계약을 요구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성사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현행 KBO리그는 입단 2년 차 재계약부터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허용하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년 계약 성사 가능성은 작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팀 전력에서 외국인 선수가 중요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다년 계약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가장 경계하는 건 부상이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다년 계약 후 아프면 정말 낭패"라면서 "여러 불안 요소가 많다. 선수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고 자칫 태업이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현재 KBO리그는 구단별 최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3명 모두 1군에서 활용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전열에서 이탈하면 전력에 직격탄을 맞는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NPB)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다. 1995년까지는 2~3명의 제한 규정이 있었지만 1996년 무제한으로 바뀐 뒤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1군 출전 선수 등록(기본 4명, 코로나 기간 5명으로 증원)만 제한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아프더라도 2군에서 대체 자원을 콜업, 곧바로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그만큼 다년 계약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상 리크스' 관리가 가능하다. 실제 NPB는 다년 계약을 과감하게 활용한다. 최근에는 NPB 명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와 4년, 총액 40억엔(348억원) 다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이 10억엔(87억원). 이는 2021년과 2022년 다나카 마사히로가 받은 9억엔(78억원)을 뛰어넘는 NPB 최고 연봉에 해당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도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다년 계약을 하기도 했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관건은 구단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라며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도 이전에는 어렵다고 말했지만, 첫 계약이 터진 이후 후속 계약이 나오지 않나.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도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투수보다 타자의 다년 계약 가능성이 조금 높지만,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게 사실"이라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23 08:01
메이저리그

경기는 명승부였는데…ARI-TEX WS 1차전 역대급 흥행 '참패'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흥행에 초비상이 걸렸다.31일(한국시간) 미국 야후스포츠는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 오스틴 카프의 소셜미디어(SNS)를 인용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맞붙은 월드시리즈(WS) 1차전이 역대 WS 개막전 중 시청률이 가장 저조한 경기로 기록됐다'고 전했다.애리조나-텍사스의 WS 1차전은 지난 28일 텍사스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렸다. 텍사스가 3-5로 뒤진 9회 말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연장 11회 말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드라마틱한 승부였지만 팬들은 외면했다. 경기를 중계한 FOX에서 918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역대 WS 1차전 최저 시청자를 기록한 2020년 927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시즌이었다.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지난해 WS는 FOX에서 경기당 평균 1178만 명이 시청했다. 스트리밍 옵션 등을 포함하면 1200만 명을 조금 넘는 수치. 이는 역대 WS 중 두 번째로 시청률이 저조한 시리즈였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 진행된 2020년 시리즈는 평균 시청자가 994만 명인데 올 시즌, 이 기록이 새롭게 쓰일지 지켜볼 일이다. 참고로 199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미네소타 트윈스의 WS 7차전은 5000만 명, 2016년 시카고 컵스의 WS 7차전 승리도 40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한편 FOX는 월드시리즈가 포함한 MLB 방송 패키지로 연간 7억2900만 달러(9820억)를 지불하고 있다. 현재 계약은 2028년까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31 09:24
IT

사기 전에 깔아보고 분해 세척까지…삼성·LG, 고객 페인포인트 해소 총력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객 페인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품 구매 과정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제거해 소비자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경험 차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먹구름이 낀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숨은 기회를 발굴하고 잠재 고객에게는 대표 가전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하기 위해서다.삼성전자와 제일기획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캠페인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11월 말까지 '비스포크 러그' 캠페인을 진행한다.대표 신혼 가전인 냉장고·세탁기·TV·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7개 품목 10종류의 러그를 만들었다.실제 바닥 면적과 똑같은 크기로, 상세 규격(가로·세로)도 적혀 있어 줄자 없이 원하는 공간에 가전을 배치했을 때의 동선이나 구조를 미리 추측할 수 있다.요가를 할 때 바닥에 깔거나 화장실 앞에 두고 샤워 후 발바닥의 물기를 닦을 수 있다.'신혼 가전의 크기는 알아보는 게 아니라, 깔아보는 겁이다'라는 문구를 내세운 캠페인 소개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380만회를 넘어섰다.고객 전기료 부담을 덜기 위해 절전 가전도 공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된 제품 2대 중 1대는 절전 가전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모델 판매 비중도 3대 중 1대로 늘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엔지니어 CS(고객 만족) 역량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 자격을 갖춘 컨설턴트가 전국 서비스센터를 순회하며 고객 응대 교육을 실시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조사에서 고객 접점 부문 전자 제품 AS 품질 1위에 선정됐다. '가전 명가' LG전자는 고객이 제품을 안심하고 오래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뒷받침한다. 가전 관리 서비스 '베스트 케어'가 대표적이다.이 가운데 세탁기 세척 서비스는 다음 달 말까지 10% 할인을 보장한다. 일반 세탁기는 11만1000원에서 10만원으로, 드럼 세탁기는 16만6000원에서 14만90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LG전자 가전 세척 대상 제품은 에어컨·세탁기·냉장고다. 빌트인을 제외하면 에어컨과 세탁기는 10만원대에, 냉장고는 6만원대에 청소할 수 있다.신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편리한 기능을 '업(UP)가전'으로 누릴 수 있다. 부품을 교체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세탁기에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 코스를 추가하는 방식이다.제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시력이 좋지 않은 고객을 위한 점자 스티커를 배포한 데 이어 최근 무선 청소기 보조 받침대 등 장애가 있는 고객들이 편리하게 가전을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 '유니버설 업 키드'를 공개했다.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장기간 가전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자 고객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시장조사업체 GfK의 보고서를 보면 국내 가전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수혜를 입었던 2020~2021년을 지나 2022년에는 10% 역성장했다.평균 판매 가격이 100만원을 초과하고 제품 교체 주기가 긴 대형 가전 시장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택 매매와 이사가 감소해 인테리어 시장과 함께 하락세에 진입했다.신혜미 GfK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주방 가전처럼 고물가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도 존재하고, 영향을 덜 받는 소득이 높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브랜드들이 성과를 낼 기회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28 07:00
연예일반

BTS, 임영웅, 강다니엘.. 부쩍 늘어난 K팝 다큐, 극장도 가요계도 ‘방긋’ [줌인]

극장에서 콘서트를 보는 풍경이 이제 어색하지 않다. 응원봉을 들고 상영관 앞에 늘어서 있는 줄도, 특전을 받기 위해 교환 창구 앞에 서 있는 팬들도 이제 극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강다니엘의 첫 월드투어 ‘퍼스트 퍼레이드’의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강다니엘: 마이 퍼레이드’가 다음 달 30일 개봉을 확정했다. 지난해 8월 서울을 시작으로 필리핀 마닐라,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보스턴 등 세계 20여개 도시에서 진행된 강다니엘의 월드투어 공연 실황과 인터뷰를 영화적 기법으로 담아낸 콘서트 필름이다. 콘서트 영상 실황과 백스테이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뒷이야기 등을 담은 ‘콘서트 필름’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강다니엘 이전에도 올해에만 마마무, 샤이니, 쏜애플, 위너 등 많은 뮤지션의 콘서트 필름이 극장에서 개봉했거나 한다고 밝혔다.아이돌뿐 아니다. 임영웅, 영탁 등 성인가요 시장의 스타들도 콘서트 필름 개봉에 속속 나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돌 스타들에서 시작된 극장용 K팝 콘텐츠의 저변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기류는 코로나19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곳곳의 국경이 폐쇄되면서 투어를 활동의 기반으로 삼는 K팝 스타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극장 역시 사정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극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직격탄을 받은 데다, 감염병 확산으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도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극장은 K팝에 러브콜을 보냈고, K팝은 그 손을 잡았다. 이미 스포츠 경기 중계 등으로 검증받은 극장은 비대면으로도 콘서트, 팬미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됐고, 극장 역시 의리 강하기로 유명한 K팝 팬덤의 덕을 봤다. 한 가요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는 극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했다. 극장 중계가 없었다면 앨범 제작 자체가 힘들었을 수도 있을 정도로 궁지에 몰렸던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이러한 분위기는 OTT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월트디즈니 제시카 캠 개발 총괄은 지난해 열린 ‘2023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디즈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를 언급하며 “K팝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 론칭할 예정이다. 디즈니+에서 공개된 방탄소년단 독점 콘텐츠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디즈니+는 NCT, 슈퍼주니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솔로 다큐멘터리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날씨를 잃어버렸어’도 28일 공개된다. 방탄소년단의 후배 그룹으로 데뷔 때부터 세계 곳곳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글로벌 팬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다큐멘터리 공개를 기념해 오프라인 팬사인회도 진행하며 영상과 대면을 넘나드는 K팝 스타의 저력을 보여줬다.관람료 상승 등의 여파로 최근 극장가에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콘텐츠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콘텐츠라면 다소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더라도 극장에서 보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 탄탄한 코어 팬덤을 가진 K팝 콘텐츠가 이 같은 시류에 찰떡인 이유다.스크린X 등 K팝 다큐에 적합한 플랫폼을 갖고 있는 CGV는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실제 CGV는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등 아티스트 콘텐츠와 ‘뮤지컬 알쏭달쏭 캐치! 티니핑’, ‘2023 LCK 스프링 결승’과 같은 뮤지컬과 e스포츠 콘텐츠로 지난해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개봉 편수 또한 2020년 45편에서 2023년 상반기 124편으로 2.7배 증가했다.하반기에도 개봉이 예정돼 있는 K팝 콘텐츠가 다수 있다. CGV 관계자는 “뮤지컬, 연극, 콘서트 실황 등이 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 말 극장에서 영화 외의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관객 수는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28 06:15
산업

[IS리포트] 북미·중국·중동 해외영토 넓히는 윤상현 리더십, 한국콜마 미래는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기업인 한국콜마는 오너가 2세인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시장 개척 및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중동, 베트남으로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가 윤상현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6월 윤 부회장은 처음으로 정부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화장품 등 사업 기회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2019년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회사인 HK이노엔의 숙취해소제인 컨디션이 100만병 이상 판매되는 등 히트를 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지난해 매출 78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100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베트남의 술문화가 한국과 비슷해서인지 숙취해소제가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1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중동 화장품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중동 시장에 맞춘 화장품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해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출입 비즈니스 컨설팅 기관 ‘UAE BPC’에 PB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의 건조한 기후 환경 등을 고려해 수분 공급과 피부 장벽 강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시장을 위한 토대는 이미 마련했다. 중동을 겨냥해 동물 유래 성분 제외 같은 할랄 보증 시스템을 세종공장과 부천공장에 구축했다. 중동 시장에서 한국콜마가 제조한 ‘조선미녀’와 같은 제품이 인기다. 아마존 UAE에서는 강한 보습력과 천연성분이 풍부한 조선미녀 세럼 제품들이 인기순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고기능성 제품인 선케어 품목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중동에서는 가장 한국스러운 특성을 지닌 한방 화장품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한국콜마가 빼어난 기술력을 갖춘 선케어 제품들의 판매도 증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원조 기업인 미국콜마로부터 ‘콜마’ 글로벌 상표권을 100% 인수하면서 미국 무대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이는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업계 사상 한국 기업이 글로벌 본사의 브랜드 상표권을 인수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콜마는 그동안 콜마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해 독자적인 법인명을 사용했으나 콜마 USA, 콜마 CANADA으로 이번에 변경하게 됐다. 콜마는 1921년 미국에서 설립된 역사가 깊은 기업이다. 북미 지역 고객사 확대를 위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콜마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올해 3월 미국 뉴저지에 기술영업센터를 완공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기술 연구와 영업을 일원화해서 현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한령’ 피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화장품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한한령’ 여파로 중국 매출에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콜마는 중국 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올해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이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2분기에 매출 5884억원, 영업이익 41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기능성 제품군 수주 증가로 국내와 중국 ODM 사업 모두 분기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며 “용기 생산업체인 연우 또한 북미 수출 및 인디 브랜드 수주 증가로 턴어라운드 효과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무석법인은 매출 56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이 전망되면서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이어 영업이익률 두자릿수(1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무석법인의 경우 기능성 제품 경쟁력으로 중국 고객사 확대, 수주 급증이 이어져 완공 이후 최고의 가동률(90% 이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4만2600원으로 출발했던 한국콜마 주가는 실적 증가로 인한 반등이 일어나면서 4만6000원대까지 회복하는 등 다른 화장품 기업과는 다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52주 최고가인 4만7800원을 찍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이달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에 있어서 그 업에 진심인 고객을 가장 잘 도와주는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변하지 콜마그룹의 먹거리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용기제조 전문 기업인 연우를 2864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 이후 최대 규모의 빅딜이었다.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연우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부터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화장품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있다.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는 약 5만8895㎡(1만7816평) 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연간 2.2억개 생산이 가능한 화장품 공장을 건립한다. 이는 콜마가 향하는 글로벌 미래시장의 핵심 기지가 될 전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7 06:59
프로야구

'400홈런-승률 0.690' 약속의 땅 포항, 누구 기운이 더 셀까

이승엽(46)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가 ‘약속의 땅’ 포항을 찾는다. 하지만 상황은 6년 전과 다르다. 이승엽 감독은 라이언킹이 아닌 두산 베어스의 ‘두목곰’으로 포항에 입성한다. 두산과 삼성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포항야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포항구장은 삼성 제2의 홈구장이다. 연고도시 외 지역 팬서비스 및 저변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매년 KBO리그 경기를 치러왔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2021년엔 포항 경기가 없었지만, 지난해 부활했다. 올해는 4~6일 두산전에 이어 8월 1~3일 KIA 타이거즈전이 포항에서 열린다. 삼성은 포항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포항야구장에서 치른 59경기에서 40승(1무 18패)을 거뒀다. 승률이 0.690에 이른다. 2019년(2승 4패)을 제외한 모든 시즌의 포항 시리즈를 5할 이상의 승률로 마쳤다. 지난해 삼성은 포항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거뒀다. 당시 13연패를 끊고 치른 포항 시리즈에서 삼성은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후 37경기에서 22승 15패 승률 0.595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리즈 전까지 승률 0.408(42승 1무 62패)로 허덕이던 모습과는 달랐다. 포항 시리즈가 분기점이 됐다. 포항만 오면 좋은 기운을 받는 삼성이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을 빼고 포항 시리즈를 설명할 수 없다. 영광의 순간은 대부분 이승엽 감독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선수 시절 포항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통산 39경기에서 타율 0.362 15홈런 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67을 기록했다. 포항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KBO리그 최초의 40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포항 야구장엔 이를 추억하는 기념물도 있다. 이승엽 감독에게 포항은 ‘약속의 땅’이다.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던 팀과 선수는 6년 만에 약속의 땅에서 재회한다. 은퇴한 선수는 이제 아군이 아닌 ‘적장’으로 돌아와 친정팀을 향해 창끝을 겨눈다. 적으로서 만나는 첫 만남. 삼성과 이승엽 감독 중 누구의 기운이 더 셀지 첫 포항 시리즈에 관심이 쏠린다. 윤승재 기자 2023.07.04 06:54
프로야구

'시즌 절반' 만에 400만 관중 돌파, 5년 만에 800만 시대 여나

2023시즌 KBO리그가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BO는 지난 7월 1일까지 399만126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400만 관중까지 8750명을 남겨두고 있던 KBO리그는 2일 오후 2시에 열린 고척 키움 히어로즈-SSG 랜더스 경기에 951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400만명을 넘겼다. KBO리그가 400만명 관중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19번째 시즌이다. 2007년 이후 13시즌 동안 꾸준히 400만 관중을 돌파해온 KBO리그는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주춤했지만,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2022년부터 다시 400만 관중을 동원했다. LG 트윈스가 68만2335명으로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가운데, SSG 랜더스가 54만5076명, 롯데 자이언츠가 46만630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도 42만2756명을 불러 모았다. 두산 베어스가 39만2136명, KIA 타이거즈가 35만5707명, KT 위즈가 32만7605명을 동원했다. 10개 팀 하루 5경기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로 가장 빨리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8년 328경기, 2016년 334경기, 2017년 341경기 다음으로 빠른 360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동원했다. 시즌 720경기 중 정확히 절반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 2018년 이후 5년 만의 800만 관중 복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KBO는 관중 동원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 여파와 선수·단장의 각종 비위, 코로나19 이후 떨어진 야구 열기 등으로 관중 동원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인기구단 롯데의 초반 선전 등 여러 호재와 함께 반등에 성공, 프로야구의 관중몰이가 코로나19 이전 단계로 회복됐다. 한편, 800만 관중은 역사상 세 차례 있었다. 2016년 833만9577명을 동원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2017년 840만688명으로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2018년엔 전년 대비 관중수가 줄어들긴 했으나, 807만3742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3.07.02 16:51
연예일반

항공기 조종사→대리기사… ‘포스트 코로나’ 후유증 어쩌나(스트레이트)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25일 오후 방송되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는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에 대해 다룬다.어둠이 내린 서울 강남 번화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대리기사 호출을 기다리는 40대 남성이 있다. 3년 전만 해도 항공기 조종사였지만 코로나 이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코로나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가을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 2년의 비행교육 끝에 늦깎이 부기장이 된 지 약 6개월 만이었다. 당시 1000여 명의 회사 동료들도 함께 해고됐다. 간혹 동료의 복직 소식을 가끔 듣지만, 그의 차례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정부는 이달 초 코로나19 ‘심각’ 경보를 해제했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나온 지 약 3년 4개월 만이었다. 사실상의 ‘엔데믹’ 선언. 많은 사람들은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믿는다.하지만 더 길고 고통스럽게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 영업 제한으로 손실을 본 소상공인들은 빚더미에서 허우적댄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00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고물가, 고금리까지 겹친 복합위기 속에 채무 유예로 버텨온 취약층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와 백신 접종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몸살을 앓는 건 코로나 방역의 최일선에 있던 공공병원도 마찬가지. 누적 적자로 연일 경고음이 울린다.코로나19의 충격은 긴 꼬리처럼 이어지고 있다. 긴 후유증을 뜻하는 ‘롱 코비드’(Long Covid)는 단순히 신체적 증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 전반에서 오랫동안 겪게 될 구조적 어려움이기도 하다.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는 심화됐고, 재난에서 회복하는 힘조차 평등하진 않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빠져나오고 있는 코로나의 터널. 다시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면 이전보다 잘 대처할 수 있을까. 25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스트레이트’에서는 ‘엔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가 남긴 교훈을 따져본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5 08:44
스포츠일반

[이석무 파이트클럽] UFC서 성공해 피자 가게 열고 싶어요...홍성찬의 간절한 바람

한국 종합격투기 명문팀 ‘코리안탑팀’ 소속의 파이터 홍성찬(34·코리안탑팀)은 피자 사랑이 남다르다. SNS 아이디가 ‘ktt_pizza’일 정도로 피자에 죽고 못 산다. 소개란에는 ‘Pizza lover’라고 아예 대놓고 쓸 정도다.칼로리 폭탄인 피자는 종합격투기 선수에게 ‘지옥의 유혹’이다. 감량의 최대 적이다. 한 판 먹으면 다음날 2~3kg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다. 홍성찬도 사랑하는 피자와 잠시 이별하기로 했다. 종합격투기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홍성찬은 이달 27일과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 시즌2에 참가한다. 로드 투 UFC는 아시아 지역의 정상급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UFC와 계약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라이트급 총 4개 체급에서 각각 8명씩 참가한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쟁을 펼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면 UFC와 정식계약을 맺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던 시즌 1에서는 플라이급 박현성과 페더급 이정영이 우승해 UFC와 계약했다.시즌 2 라이트급(70kg 이하)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홍성찬은 중국의 롱주와 8강전을 치른다. 롱주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이미 UFC에 데뷔한 경험이 있다. 3전을 치러 1승 2패를 기록한 뒤 퇴출당한 바 있다. 이번이 UFC 두 번째 도전이다.홍성찬의 선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9년생. 우리 나이로 벌써 35살이다. 운동선수로서는 이미 환갑에 도달했다. 사정이 있었다. 그는 TV에서 중계되는 UFC가 너무 멋있어서 군대 제대 후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2012년 프로선수에 데뷔한 뒤 정신없이 경기를 치렀다. 국내는 물론 필리핀, 괌,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무대도 주름잡았다. 데뷔 후 2017년까지 9전을 치러 딱 1번만 패했다. 6번 이겼고 2번은 무효경기가 됐다.홍성찬은 2017년 TFC 경기를 끝으로 종합격투기를 떠났다. 나이 서른을 바라보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선수로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았다. 무릎 등 반복되는 부상도 그의 의욕을 꺾었다.“그때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죠. 계속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부상을 당하면 다른 부업도 할 수 없다 보니 생활이 어려웠죠. 그래서 고민 끝에 운동을 그만두자고 결심했습니다”그래서 시작한 게 피자가게였다. 정말 피자를 좋아하긴 했나 보다. 홍성찬은 주방에서 열심히 피자를 만들었다. 선수 시절만큼 노력하면 잘 될 줄 알았다. 세상 일이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결정적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시련을 겪었다. 홍성찬도 마찬가지였다. 눈물을 뒤로하고 자식 같았던 피자가게를 접어야 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아는 형이랑 체육관을 준비하다 다시 운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었다. 고향과도 같은 코리안탑팀으로 돌아왔다.2021년 4년 만에 케이지로 컴백한 홍성찬은 더 강해졌다. 복귀 후 3연승을 질주했다.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거친 사회의 맛을 본 뒤 멘탈은 더 성숙해졌다. 스포츠에서 승리는 또 다른 기회를 낳는다. UFC라는 기회가 그의 앞에 놓였다. 거절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좋은 기회도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상대 선수가 UFC 경험도 있고, 만만치 않다는 생각은 들어요. 내가 방심하고 그럴 상대는 절대 아닙니다.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그렇다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욕은 하늘을 찌른다. 홍성찬은 “목표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우승해서 계약서를 따내고 싶어요”라며 “그전에는 레슬러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진짜 싸움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고 강조했다.인터뷰를 마칠 무렵 홍성찬은 필자에게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진짜 바람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UFC에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다시 피자가게를 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로드 투 UFC가 저에게는 더 간절하고 소중한 기회입니다”이데일리 기자 2023.05.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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